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실화를 바탕으로 약 거래 조직의 대부를 체포하기 위해 한 민간인과 국정원의 사투를 그린 드라마 수리남(영문명 Narco-Saints)이 공개가 되었었고 현재 엄청난 관심받고 있죠.
이 드라마를 접해본 많은 사람들은 알겠지만 실제로 이 드라마는 당시 수리남을 장악한 무소불위의 약왕 한국인 조봉행의 실화를 각색하여 만든 드라마입니다.
조봉행이 기획한 약 운반으로 체포된 주부의 비하인드 스토리 영화화
조봉행은 카르텔 조직과 결탁하여 유럽으로 약거래를 했었을 뿐만 아니라 국내 여성들에게 약임을 속이고 고소득 일거리로 꼬드겨 유럽 각지로 약 운반책으로 삼기도 했었죠. 그중 한 주부도 약 소지 및 운반 죄로 타국에서 체포되어 제대로 된 도움을 못 받고 오랜 시간 동안 구금되어 756일, 2년여 만에 귀국하게 된 한 여성에 대해 사회적 이슈가 뜨거웠었습니다. 그리고 이 실화를 바탕으로 2013년에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이 개봉되었죠.
사실 이영화는 당시의 반응은 뜨거웠지만 이젠 기억 속에 잊힌 영화였습니다. 그러다가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을 보고 기사를 통해 서로 사연이 연결된 비하인드 스토리였음을 알게 되었고 영화 '집으로 가는 길'에 대해 궁금증이 생기게 되어 다시 보게 된 케이스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저처럼 오래된 기억을 끄집어낼 수 있도록 이 영화에 대해 적어볼까 합니다.
영화 정보
집으로 가는 길 (Way Back Home, 2013 제작)
- 장르 : 드라마
- 감독 : 방은진
- 각본 : 윤진호
- 출연 : 전도연, 고수, 이동휘, 류태호, 배성우, 강지우, 등외 다수
- 상영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 131분
- 누적관객수 : 1,854,869명 (2020년 6월 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 평점 : 8.5
줄거리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주부 정연, 그녀는 입국 수속 중 2004년 10월 30일 프랑스 파리 오를리 국제공항에서 한국인 주부 약 소지 및 운반 죄로 검거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이 외면한 실화를 공개하고자 합니다.
2004년 4월 카센터를 운영하는 평범한 가족 남편 종배와 아내 정연은 친구에게 해주었던 보증이 잘못되어 빚이 되어 돌아왔고 결국 모든 생활기반들을 잃게 됩니다. 먹고살기가 막막했던 정연과 종배는 친구 문도로부터 금강석을 옮겨만 주면 400만 원을 주겠다고 약속받고 2004년 10월 30일에 프랑스로 간 정연은 금강석으로 알고 있었던 가방이 다량의 약이 발견되어 파리 오를리 공항에서 약 소지 및 운반 죄로 체포당하게 됩니다. 한국에서도 약사범으로 의심하고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죠
그 후 친구 문도는 잠적을 하고 결국 정연은 약 소지 혐의로 파리 외곽의 프랜 교도소로 이송하게 됩니다. 거기에서 한국 대사관을 만나지만 도움도 못 받고 2005년 1월 31일 카리브 해 인근 마르티니크의 뒤코 교도소에 수감됩니다.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곳에서 인권과 폭력이 난무하는 악몽 같은 구금이 되는 동안 다행히 문도의 검거로 아내의 결백을 증명할 수 있는 문서를 대사관에 보냈지만 이서류도 대사관에서 방치하게 되어 정연은 마르티니크에서 제대로 된 재판을 받는 못하고 구금이 연장된 채로 교도소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2006년 2월 14일 수감된 지 16개월이 흘러 종배는 1인 시위와 광식과 그의 지인들의 도움으로 여론에 알려지게 되고 이를 취재한 기자의 노력으로 그동안 감춰왔던 한국 대사관의 추악한 진실을 알려지게 되자 2006년 11월 15일 약 2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뒤에야 정연은 한국으로 돌아올수 있었고 영화는 끝을 맺게 됩니다.
당시 대한민국 정부 입장
국민으로부터 많은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정부에서 공식적인 입장(해명)을 냈었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 정부의 입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 담당영사는 장 씨 체포 사실을 인지하고 파리 교도소 4차례 방문했으며, 마르티니크 섬 교도소에서도 3회 방문해 장 씨를 면담하고 현지 사법당국에 협조 요청을 했다.
- 담당영사는 12차례 외교부와 교도소를 비롯해 수사판사, 변호사 앞으로 서신을 발송했다.
- 장 씨에게 5차례 서한을 발송하고 장 씨 남편과 연락해 재판 상황을 알렸으며, 장 씨에게 필요한 지원을 했다. (송금 지원 및 생필품 전달 등, 이에 장 씨는 여러차례 담당 영사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내기도 함)
- 2005년 3월, 프랑스 외교부 영사국 부국장을 만나 장씨 문제 협조 요청 후, 마르티니크 섬을 찾아 교도소 소장, 변호사, 장 씨를 각각 면담했다.
- 2005년 5월, 장 씨에게 약 운반을 사주한 조 씨에 대해 수사결과를 통보하는 서한을 수사판사에게 발송했다.
- 2005년 11월, 판결문을 받지 못했다는 프랑스 사법 당국의 말에 담당 영사는 다시 조 씨에 대한 수사결과를 통보했다.
- 2006년 3월, 장 씨 변호사가 장 씨 사건이 불구속 수사로 전환할 예정임을 대사관에 알렸다. 이후 프랑스 대사가 프랑스 외교부 영사국장을 만나 최선의 협조 요청했다.
- 2006년 6월, 대사관 직원 2명이 마르티니크로 가서 장 씨를 면담하고 애로사항을 파악했으며 교도소장, 판사, 보호감찰관을 만나 장 씨가 단순 가담자임을 증명하며 관심과 배려를 당부했다.
- 2006년 8월, 마르티니크 법원에 연락해 재판 진행 및 수사 상황을 문의하며 신속한 재판을 요청했다.
- 2006년 11월, 담당 영사는 마르티니크 섬을 찾아 재판 참관했으며, 장 씨에게 구형 및 선고의 배경 등 일련의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내용으로 보면 정부의 입장은 문제가 없어 보이긴 합니다. 영화는 실화를 어느 정도 각색하기 때문에 진실은 정확하게 알 수 없겠죠
귀국 그 이후
사실 이 이야기는 한국으로 귀국한 아내 장미정 씨가 KBS2 프로그램 '추적 60분'의 '나는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편에 방송되었습니다. 이때 많은 국민들로부터 사연을 알게 되었죠
특히, 아내의 결백을 증명하는 문서가 제대로 프랑스 법원에 도착만 했더라면 더 빠른 시간에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과 함께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조차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던 한국 정부와 대사관에 대한 분노가 높을 때입니다.
당시 장미정 씨가 한 라디오에서 했던 말이 있습니다. "여러분 사람 너무 믿지 마세요. 그리고 외교부도 너무 믿지 마세요"
이 말이 저에게는 정부 입장문을 보고 의미심장하게 보였는데요 지금은 예전과 많이 다르겠지만 더 이상 한국 정부와 외교부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외면하지 않는 정부가 되기를 앞으로도 계속 희망하며, 혹시 안 보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꼭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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